6개월 전만 해도 저는 한 번에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했습니다. 지금은 브레인스토밍, 시스템 로직, 프로토타입, 티켓, 진행 상황 공유까지 여섯 개 프로젝트를 병렬로 진행하며 며칠 단위로 반복 개선하고 있습니다.
제가 더 똑똑해진 것도, 더 오래 일하기 시작한 것도 아닙니다. 달라진 것은 어디에 주의를 쏟느냐입니다. 나머지는 AI에 맡겼습니다.
AI는 대개 속도를 높이는 도구로 이야기됩니다. 같은 일을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하지만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1년 동안 매일 AI를 사용해 본 저는 이런 관점이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변화는 속도가 아닙니다. 규모입니다. 디자이너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바꿉니다.
제가 그런 변화를 겪게 된 과정과, 그 뒤에 있는 실제 워크플로우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변화를 강제한 계기
저는 예전부터 AI와 함께 일한다는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작은 로봇 부하들을 잔뜩 거느리고 제 일을 대신 시킨다는 상상은 늘 신났습니다. 그래서 AI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저도 다른 많은 사람처럼 바로 뛰어들었습니다. 챗봇도 써보고, 작은 도구도 만들고, 코딩 실험과 사이드 프로젝트도 해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배우고, 만들고,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흥미롭게도 한동안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는 일상에서는 같은 정도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몇몇 일은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AI로 직접 제품을 만들 때처럼 일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VR 피트니스 기업 FitXR에 합류했습니다. 제가 일해 본 곳 중 아마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회사일 겁니다. 입사 후 몇 달 동안 실험을 연달아 출시하다 보니 금세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 속도를 어떻게 따라갈지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도 AI를 어떻게든 활용할 수 없을까? 일의 일부를 넘길 수 있을까? 더 빨리 할 수 있을까? 결과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